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지혜와 희망의 철학"을 말하다
역자의 말
드 보통은 공동체 정신이 붕괴된 현대에서 "신은 죽었다"고 말했지만, 단순한 무신론자가 아니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사회적 소외를 극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지혜와 희망의 철학이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 문제가 "십자군 전쟁", "광기의 지하드", "근본주의" 등의 제목을 붙인 뉴스와 더불어 첨예한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 발행하 노르웨이의 테러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은 "십자군 전쟁" 등의 선정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신을 믿는 사람들의 조직인 종교 집단들은 그 신이 누구인가에 의해서 서로 싸워왔을 뿐만 아니라, 반종교주의자들(네로, 마르크스, 스탈린, 마오쩌둥 등)과도 싸워왔던 것이 종교의 역사이다. 이와 같이 종교 문제의 핵심은 종교와 종교 사이의, 종교와 반종교 (무신론) 사이의 문제이다.
알랭 드 보통은 무신론자이다. 드 보통은 공동체 정신이 붕괴된 현대에서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신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게 된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된 우리는 지금 고독 속에서 방황해야 하는 것이 필연일까?
드 보통은 현재의 인간과 사회를 향해서 주장한다. 종교란 하늘나라에서 인간에게 내려준 것이거나 아니면 완전히 엉터리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릴 때에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그리고 무신론자들을 향해서 제안한다. 기존의 종교가 가진 미덕들과 제도들은 여전히 가치가 있고 유용하고 위안이 되기 때문에, 무신론자들 각자는 자신의 "신전"을 세우고 그 속에서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배우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신천과정에서 미사,명상, 문화예술-특히 종교 건축, 종교 미술-등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의 지혜는 온 인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드 보통은 단순한 무신론자, 반종교주의자가 아니다. 그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소외를 극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지혜와 희망의 철학이다.
차례
1. 교리가 없는 지혜
2. 공동체
3. 친절
4. 교육
5. 자애
6. 비관주의
7. 관점
8. 미술
9. 건축
10. 제도
결론 발췌 부분
이 책에서 검토한 개념들은 다행스럽게 어느 것도 새롭지는 않다. 그 개념들은 대부분의 인류 역사에서 존재해오다가, 불과 수백 년 전에 이성의 제단 위에서 서둘러 희생 제물로 바쳐졌으며, 교리를 혐오하는 세속 사상가들에 의해서 부당하게도 잊쳐져버렸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은 없애는 방법, 세속 성인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호텔과 온천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우리의 유치한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에 대한 설명, 우리의 비생산적인 낙관주의 가운데 일부를 굴복시키는 방법, 숭고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확보하는 방법, 박물관을 재조직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 등이 그런 교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을 돌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개인들의 분산된 노력을 한 곳에 모아서, 제도의 보호 아래에서 체계화하는 방법이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한 권의 책만으로는 성취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책은 저자의 야심을 보여주고, 몇가지 지적이고 실제적인 궤도를 스케치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주장의 핵심은, 현대인이 겪는 여러가지 문제는 기존 종교가 제시해 온 해결책에 의해서 성공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해결책이 처음 고안되었을 때의 초자연적인 맥락으로부터 분리되어야만 한다. 신앙의 지혜는 온 인류의 것이며, 심지어 우리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사람의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초자연적인 것의 가장 큰 적들이라도 이를 선별적으로나마 다시 흡수해야 할 것이다.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다.
-결론2,3 부분에서 필자가 책의 전체 내용을 개괄적으로 잘 요약하고 있어 발췌하여 보았다. (나를 포함하여) 이 책을 읽었던 사람에게는 생생한 기억을 되살려 줄 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책을 대충 읽었거나 읽지 않아 이게 무슨 소리야?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은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이 책을 무신론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다 읽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드 보통의 논리력과 분석력, 박학다식함과 현상을 바라보는 개성있는 시각, 재치에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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