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이대로 없어질까? (2020. 1. 15.)
얼마 전 아침 늦잠을 잤다. 깨는 순간 직감 했다. ‘지각이다’ 대충 씻고 지체 없이 택시를 콜 했다. 다행히 바로 잡혔고 달려온 택시에 오른 순간...아...이건 참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꾸리꾸리 한 냄새가 차 안에서 났다. 이미 늦은 상황이라 선택지는 없었고 결국 회사까지 가는 길 내내 입으로 숨을 쉬어야 했다. 그 와중에 기사 아저씨는 본인의 아들이 취업난을 뚫고 공기업에 합격했다며 쉬지 않고 자랑을 하셨다. 순간 ‘타다를 부를 걸’ 하고 후회했다. 사실 ‘타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다. 승차거부 없고 내부는 청결하며 기사 분이 말을 걸지 않아서 조용히 갈 수 있다. 택시 보다 좀 비싸긴 해도 충분히 값을 한다고 생각해서 자주 애용했다. 근데 지난해 10월 즈음부터 타다를 놓고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편법, 불법’이라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더니 검찰은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등 타다의 경영진을 여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결국 ‘타다금지법안 발의’까지 이어졌다. 당장 없어질 것처럼 보였지만 아직 까지는 타다를 이용하는데 아무 문제는 없다. 엊그제도 늦은밤 술자리가 끝나고 좀 더 안락하게 집에 가고 싶어 타다를 불렀더니 잘왔다. 흠..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한 구독자가 유튜브 댓글로 ‘타다금지법 만들자는 목소리는 대체 왜 나왔고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의뢰해 취재해봤다.
#타다 #궁금증 #취재대행소왱
카카오 대형택시 '벤티' 출격...'타다'와 차이점은?
/ YTN (2019. 12. 12.)카카오가 택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택시 '카카오 T 벤티' 100여 대의 시험 운행을 시작한 겁니다. '타다'와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일단 둘 다 대형택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격을 보면 카카오 대형택시가 조금 더 쌉니다. 기본료 4천 원으로 중형택시 수준인데요. 다만 수요가 몰릴 때 적용하는 탄력요금제는 '타다'보다 높은 최대 2배까지 적용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택시 면허' 여부입니다. 타다는 쉽게 말해서 '기사까지 딸린 렌터카'라면 카카오 대형택시는 택시회사로부터 직접 택시 면허를 사들여서 택시 기사가 운전합니다. 9개 업체를 인수해 890여 개의 택시 면허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택시 업계 반발도 줄일 수 있고, 또 운송사업에 면허 없이 무임승차한다는 편법 논란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100대 남짓 시험 운영이지만, 파급력에 관심이 가는 이유, 업계 1위 '카카오 T' 앱과의 연계성 때문입니다. 택시를 부를 때 카카오 대형 택시가 먼저 팝업으로 뜨게 되는데,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확률도 높아지고, 시장에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다만 '타다'와 마찬가지로 의문은 있습니다. 어떤 기술적인 혁신이 함께하지 않은, 단순한 브랜드 택시가 아니냐는 건데요. 택시와 다른 운송방식, 플랫폼운송 사업은 기존 소비자 불만 요소를 없애거나,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격을 낮춰서 소비자 선택을 받는 걸 목표로 합니다. 동남아시아 등에서 많이 이용하는 그랩이 그중 하나인데요. 타기 전 가격이 정해져서 바가지 우려가 없습니다. 먼 거리를 돌아가거나, 막히는 길로 가더라도 비용 측면에서는 마음 상할 일은 없고 소비자 편익을 높여주는 거죠. 다만 카카오도 과거 카풀 사업을 시도했다가 포기한 것처럼 우리 현실에서 운송업으로 공유경제 등의 실현이 가능하냐는 회의적 시선도 있습니다.
[위정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택시 관련한 논쟁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은 유휴 자본, 유휴 시설, 또는 유휴 자원을 우리가 환경 등의 문제에서 유용하게 같이 활용을 하자는 기본적인 공유경제의 취지에 찬성한다면 그다음 스텝의 논쟁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택시는 일체의 공유경제, 공유차량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고….]
카카오 대형택시가 택시비 인하를 견인할 수 있느냐, 이 또한 미지수입니다. 기존 '법인택시 업체+기사'에서 이제는 '법인택시 업체+기사+카카오모빌리티'까지 식구가 늘어나면 수요가 폭증하거나, 가격 인상이 없는 한 각자 가져가는 몫이 줄어들게 됩니다. 추운 겨울, 늦은 밤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때 정말 난감합니다. 특히 기본료 수준의 가까운 거리면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아무리 불러도 응답은 없습니다. 카카오의 택시업계 진출이 가격이나 서비스에서 승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기자브리핑] 검찰 "타다는 불법" 이재웅 대표 징역 1년 구형 / YTN (2020. 2. 10.)
■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이연아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브리핑이 있는 저녁 시간입니다. 중요 사건 사고 소식 이연아 기자와 알아봅니다. 오늘 첫 소식은 무엇입니까?
[기자] 유사 택시 논란으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어온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이재웅 쏘카 대표 관련 1심 재판 소식입니다. 오늘 서울중앙지법에서 결심공판이 열렸는데,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또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자회사 VCNC 대표 박재욱 씨에게도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또 이들 회사 법인에는 각각 벌금 2천만 원씩 구형했습니다.
[앵커] 이 재판의 쟁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타다' 서비스에 대한 법적 해석이 쟁점입니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유상으로 1500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한 혐의입니다. 해당법에 따르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할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광역자치단체장 면허 등을 받아야 합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렌터카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에 대한 예외조항을 근거로 '타다'가 합법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을 보면,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의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타다'가 법적으로 허용된 렌터카 사업, 자동차 대여사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유료 여객운송사업으로 판단할 것인가 이 부분이 쟁점이 되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 이 대표에 실형을 구형한 검찰 측 주장은요?
[기자] 검찰은 '타다' 서비스의 실제 영업행태는 콜택시영업과 완벽하게 일치해 불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자동차 대여사업을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검찰은 타다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콜택시를 탔다고 인식할 뿐, 쏘카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11인승 카니발을 빌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또 "타다 이용자가 렌터카 임차인이 아닌 택시 승객에 해당하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계약에서 택시 승객처럼 보호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타다' 측 주장은요?
[기자] '타다' 측 변호인은 타다 서비스 개시 전 이미 기사 알선 포함 승합차 대여라는 동일 서비스 구조를 가진 '벅시'에 대해 국토부가 유권해석을 내린 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벅시는 2017년 국토부로부터 적법한 서비스라는 유권해석을 받았습니다. 이 대표 측은 최후진술에서 '타다'가 합법테두리에서 만든 택시와 다른 공유경제 모빌리티 서비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경제적 효과의 유사성이 아닌 서비스의 법적, 제도적, 기술적 기반을 다시 살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려면 보다 많은 젊은 기업가가 혁신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주장했습니다. 또 '쏘카'와 '타다'가 안정화되면 젊은 혁신가를 돕는 역할로 돌아갈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관련 재판 다음 일정은요?
[기자] '타다'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열립니다. '타다' 1심 선고를 둘러싸고 2월 국회 타다 금지법 처리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만약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1심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타다'는 1년 6개월 뒤 불법이 되고, 그 전에 운행을 멈추게 됩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법원 "타다는 합법"...이재웅 쏘카 대표 1심 무죄 / YTN (2020. 2. 19.)
[앵커] '불법 택시' 논란을 빚은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이재웅 쏘카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타다' 이용자와 쏘카 사이에 임대차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법 택시 영업이냐, 기술 혁신에 따른 새로운 서비스냐. 논란이 뜨거웠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법원은 '타다'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심 재판부는 '타다' 불법 운영 혐의로 기소된 쏘카 이재웅 대표와 자회사 VCNC 박재욱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검찰은 이 같은 사업 방식이 면허 없는 불법 콜택시 영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업체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타다'가 이용자와 쏘카 사이 임대차 계약에 따른 '초단기 렌터카'라며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타다'가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이동 거리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는 점만으로 택시 등 여객 운송업과 똑같이 볼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싼 요금에도 이용자가 증가한 건 '시장의 선택'이고, 타다 출시 이후 서울 택시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판단을 토대로 택시와 모빌리티 사업 주체, 규제 당국이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도 당부했습니다. 무죄 선고 이후 이 대표와 박 대표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한다면서 상생 가능한 플랫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재욱 / 자회사 VCNC 대표 : 이동 약자라든지 드라이버라든지 택시업계와도 상생하고 협력할 방안을 잘 고민해서 더 좋은 방향 나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검찰은 관련 법리와 증거를 종합 검토해 공소를 제기했다면서, 판결문을 면밀히 살핀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검찰, '타다' 무죄 1심 판결에 항소...쏘카 "판결 바뀌지 않을 것 확신"(YTN 2020-02-25)
(기사 원문 생략)
[파이낸셜뉴스 2020-03-13] 이재웅 쏘카 대표가 쏘카 대표이사를 사임한다.
이른바 '타다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지 1주일 만에 전격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 2018년 4월 "모빌리티 시장에 새로운 규칙을 만들겠다"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는 1년 11개월 만이다.이 대표는 13일 이사회를 연 뒤 "제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저는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어찌되었든 졌다"면서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를 믿어주신 여러 투자자들, 드라이버들, 동료들에게 면목 없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이제 다음세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겨야 할 때"라면서 "혁신을 꿈꾸는 후배들, 그리고 다음세대에 미안하다. 앞을 열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다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면목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회는 언제나 혁신했고 언젠가 기득권도 물러날 수 밖에 없다"면서 "다음 세대에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이라고 믿고 저도 온 힘을 다해 옆에서 돕겠다"고 '조력자'로 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쏘카는 이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영입한 박재욱 VCNC 대표이자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끌게 된다.
쏘카는 다음달로 예정된 타다와 분리 계획도 이날 철회했다. 타다금지법이 통과돼 타다 베이직이 중단되는 등 타다의 사업확대가 불가능해지면서 타다가 쏘카에서 독립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타다는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모빌리티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뭉쳐서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타다 프리미엄, 타다 에어, 타다 프라이빗 등 서비스는 지속된다.
박재욱 신임 쏘카 대표는 "쏘카는 과도한 차량 소유로 인한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카셰어링을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재웅 쏘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사퇴 전문.
이 어려운 시기에 타다금지법 통과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불법이 되었습니다.
국토부는 제발 이 경제위기는 피해달라고 하는 저희의 목소리도 무시하고, 장차관이 총 출동해서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주에는 타다금지법 통과를 자축하는 택시기반 모빌리티업계 초청 국토부 장관 간담회까지 연다고 합니다. 저희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에게 사정하고 사과하고 대규모 적자를 무릅쓰고 한달이라도 더 운행해서 그분들 생계를 도우려고 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그 분들에게 사과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국토부 장관은 말 한마디 없습니다. 수십년동안 국토부의 정책실패로 혁신되지 않던 택시가 타다가 금지된다고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 것도 말도 안되지만, 택시 혁신을 위해서 타다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는 최소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법 개정으로 1년 6개월 뒤에 불법이 되는 서비스를,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단을 불복하고 항소해서 다시 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서비스를 더 이상 유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의 지원금 한푼 안 받고 운행되었던 서비스입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미래를 보고 운영해왔던 서비스입니다. 미래가 없어지는 순간, 신규 투자는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타다는 독립법인으로 가는 꿈, 또 하나의 유니콘으로 가는 꿈을 접습니다.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베이직 서비스는 중단하고,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합니다. 모빌리티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뭉쳐서 변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도 옆에서 열심히 돕겠습니다.
이번 법 통과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제는 모빌리티 혁신을 정부가 그리는 그림대로 택시기반으로 이루는 방법밖에 없는데, 모빌리티 혁신을 택시 혁신이라고만 본 이 정부의 단견이 아쉽습니다. 다른 여러나라처럼 모빌리티 혁신을 과감하게 허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도권내에서 하는 타다 같은 시도는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규제할 부분이 있으면 규제하면 될텐데 가장 나쁜 입법으로 금지시키는 선택을 한 정부는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아주 나쁜 메시지를 줬습니다. 혁신성장, 공유경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면 뭐합니까. 말로만 법으로 금지하지 않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다고 하면 뭐합니까. 국토부, 경찰, 법원도 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을 뒤집어 1년만에 금지시키는 사회가 법적 안정성이 있는 사회가 맞을까요? 매번 법을 만들어서 우버가 금지되고, 카풀이 금지되고, 타다가 금지되었습니다. 과연 그동안 소비자들의 편익은 조금이라도 나아졌나요? 아니 택시기사들의 삶은 나아졌나요? 교통약자의 이동편익은 조금이라도 나아졌나요? 공정성 문제라구요? 운 좋게 택시 면허 무료로 받은 사람들의 불법 권리금을 보호해주는 것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적으로 따져야할 공정성인가요? 택시는 규제가 많은데 타다는 규제가 없어서 불공평하다구요? 그러면 택시 규제를 풀면 되는 것이지 타다를 택시보다 더 심하게 규제해서 가두는 법을 만들어 금지시킬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데는 여러 참여자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1년남짓한 시간에 타다같은 드라이버, 이용자, 협력업체, 플랫폼의 생태계를 만들고 개선해온 일은 정말 어렵고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드라이버들의 처우나 이용자의 불편사항, 사회의 요구사항에 대해서 빠르게 수용하고 발전시켜왔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생태계를 정부가 앞장서서 없애버린다고 문제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문제가 안 보일 뿐입니다. 지속적으로 생태계의 문제는 해결하도록 시간을 주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지 그나마 생태계가 만들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생태계를 만드는 것 조차 금지하는 법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몇달만에 졸속으로 통과시키는 정부와 국회는 도대체 국민들에게 어떤 편익을 준다고 판단했을까요?
어찌되었든 졌습니다. 뭘 해도 안되었습니다. 우리가 정부정책보다도 더 앞서서 드라이버들의 4대보험을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해봤고, 심지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대주주가 어떤 이익도 안 가져가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는 플랫폼 경제에서는 유례가 없는 상생책도 제시했습니다. 더 이상 어떤 상생을 해야지 이 정부는 만족을 하는 걸까요? 드라이버들이 왜 수천명이 아직도 타다에 남아 있을까요? 택시에 비해서 대리기사에 비해서 괜찮은 일자리라서 그렇습니다. 괜찮은 일자리도 만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앞으로 회사의 지분은 사회에 다 환원하겠다고 해도, 프리랜서인 드라이버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주고 정규직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해도 이기적이라고 하면 도대체 앞으로 기업은 어떻게 해야합니까? 민간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고, 경제나 산업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면서 경제부처를 책임지고 있는 국토부장관을 포함한 경제관료들은 상생과 타협을 이야기하는데 더 이상 어떤 상생을 해야 이 나라에서 기업을 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졌습니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습니다. 타다에 환호했던 170만 이용자들의 성원도 눈에 밟히고, 몇대 안되는 타다어시스트에 환호했던 교통약자들의 응원도 눈에 밟힙니다. 무엇보다도 미래가 눈에 밟힙니다.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저를 믿어주신 여러 투자자들, 드라이버들, 동료들에게 면목 없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는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합니다. 저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이제는 다음세대에게 문제 해결을 맡겨야할 때입니다. 혁신을 꿈꾸는 후배들, 그리고 다음세대에 미안합니다. 앞을 열었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다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면목없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언제나 혁신해왔습니다. 언젠가는 기득권도 물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다음 세대에게 짐만 드려 면목없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도 온 힘을 다해 옆에서 돕겠습니다. 그동안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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