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Is Impossible 신박한 생활 경제서,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본문 바로가기

알쓸신잡(각종 생활 상식)

신박한 생활 경제서,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아주 재미있는 경제서를 만났다. 처음에는 제목 중 일부 글자인 '공짜 점심'이라는 어구에 눈길이 갔다. 

뭐지? 이 책을 읽으면 공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도 알려 주는 건가? 그래서 주저 없이 책을 신청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참 친절한 사람이다. 목차 앞에 프롤로그를 두고 책의 전체 내용을 개괄하면서 책장을 넘기다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일단 건너뛰고 읽어 보라는 조언까지 덧붙인다.


나도 매일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로 검색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관련 기업의 주식도 약간 가지고 있고 모바일 앱으로 앉은자리에서 손가락만 까딱거려 물건을 주문하며 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물건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사고 싶은 물건을 사는 데 고민하는 시간이 3분도 안 걸린다. 그런 연유로 나의 집 안에는 각종 잡동사니가 쌓여 간다. 그렇게 생활하면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이 왜 플랫폼 기업이라고 불리는지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는 왜 그런 기업들을 플랫폼이라고 하는지 초등생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그러나 전문적인 경제 용어로 써 가면서 차근차근 잘 설명해 준다. (기차역 플랫폼이 기차와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것처럼 저런 기업들은 사람과 사람,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을 만나게 해 주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이라고 한다고 한다. 십수 년을 인터넷 썼는데 요건 몰랐네;;;;;;)


특히 여자인 나는 플랫폼 경제에 대하여 저자가 설명하면서 결혼중개업체를 예로 들 때는 엄청 열이 받기도 했다. 좋은 신랑감을 얻기 어려운 여성 회원들에게는 높은 가입비를 내고 가입하라고 하고 조건과 외모가 좋은 남성들에게는 공짜로 가입시키고 거마비 정도는 지원해 주는 경우도 있다면서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받는 쪽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는 그런다 '카더라'라고 무수히 들었어도 책에서까지 이렇게 단언하면서 원래 그렇다는 것처럼 설명한 것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 무수한 결혼정보업체 가입 권유 전화를 뿌리치길 잘했다. '역시 저들은 사기꾼들이었어' 하며 내 자신을 칭찬하기에는 저들이 행태가 무척 불쾌하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에 방문하여 이 글을 읽고 있는 여자분들도 이 책의 플랫폼 시장경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자 타임 가지시길~ 


이 책은 출판사가 책 표지에 써 놓은 어구처럼 단순한 경제서는 아니고 현대 사회이 작동 원리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 맞다. 책장을 넘기는 게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지만 플랫폼경제에서는 공짜 점심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결혼정보업체의 남성과 여성처럼 비대칭적인 양면시장이 존재하고 누군가 나 대신 비용을 지불하는 '교차보조금(cross-subsidy)가 있다고 한다. 고맙게도~


이 책이 진짜 놀라운 건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매일매일 사용하는 접하는 인터넷 포털, 그러니까 플랫폼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차지하는 위치와 이것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들, 그리고 이러한 경제 생태계가 앞으로의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이것들에 기반하여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 조심하거나 피해야 될 점들에 대하여 한 편의 스펙터클한 소설처럼 글을 엮어 놓았다는 것이다. 분명 경제에 관한 책인데 '그래서 뭐?'하면서 바로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이렇게 신박한 경제서는 태어나서 처음이네~정말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나와 같이 이 책의 제목에 혹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까 싶어 목차 큰 제목도 나열해 본다.



프롤로그 네트워크 경제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안내서


1부 변화를 몰고 올 네트워크 경제

(1)우리 사회를 바꾸어 온 정보혁병 (2)네트워크 경제와 플랫폼 기업 (3)자본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네트워크 경제


2부 네트워크가 경제 권력을 재편하다

(1)경제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다 (2)플랫폼 기업과 감시자본주의의 등장 (3)네트워크가 만들어 낸 또 다른 권력


3부 이제는 플랫폼 경제 시대다

(1)플랫폼 시대에 통하는 비즈니스 전략 (2)글로벌 플랫폼, 패권 전쟁은 시작됐다 (3)금융 네트워크가 금융 네트워크를 만났을 때


4부 모든 것을 연결하려는 플랫폼의 도전

(1)카카오도 금융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까 (2)기존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3)플랫폼 기업과 금융산업의 미래


5부 네트워크가 만드는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

(1)플랫폼 기업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2)플랫폼 기업이 독점에 대처하는 방법 (3)금융과 노동이 사라진다면 (4)자본주의의 진화를 꿈꾸다


에필로그 인간적인 자본주의 질서를 향한 첫걸음


(으~ 목차만 봐도 정말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이렇게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도록 목차가 구성된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책을 살 때 목차 훑고 사는데 이 책은 목차를 보면 그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던 저 수많은 플랫폼들이 새롭게 다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플랫폼 경제가 추후에 야기할수도 있는 어두운 면까지 미리 예측하고 걱정해 주는 이 책의 지은이는 얼마나 선구안을 가진 선지자인가 말이다. 일단 목차 구성만 보면 이 책은 베스트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테데셀러에는 들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결이 권력이고 돈이다' 

'인간은 (강요된) 사회적 동물이다'


이 명제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권한다. 이 책을 읽지 못했더라면 정말 아쉬울 뻔? 큰일 날 뻔했다. 늦었지만 내게로 와 줘서 다행이다. (결혼정보업체 나쁜 놈의 ㅅㄲ들~~~~~~융~~~~~~~~~)